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누구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작품이다. 물론 나는 이번에 처음 읽어봤다. 사실 ’해리 포터’가 좀 더 익숙한 작품이긴 했다. 해리 포터가 반지의 제왕을 모티프로 쓰였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비슷한 요소가 이렇게나 많은 것을 보니 원조 맛집에 온 기분도 들고, 현대 판타지라는 하나의 장르에 입문한 것 같아 다시 대학 새내기가 된 듯한 소소한 재미를 느꼈다. 또 저자가 언어학자라는 점 역시 흥미로운 부분이다. 아직 1권밖에 못 봤지만 이 세계 고유의 언어들이 존재하는 것 같은데, 얼마나 체계적일지는 몰라도 새로운 언어를 창조해서 작품 안에 녹여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가치를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좋았던 요소는 역시 작품 내내 등장했던 시와 노랫말이다. 아름다운 문장들을 자아내고 그것을 자신이 만든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이런 점에서 저자인 톨킨은 언어학자인 동시에 소설가지만 시인이라고도, 작사가라고도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언어에 대한 것 외에도 다양한 종족에 대한 언급을 빼놓을 수 없다. -물론 아직 잘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각 종족에 대한 역사와 문화, 서로 간의 관계 등이 세세하게 잘 짜여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소설이 끝으로 갈수록 힘이 빠지거나 설정 구멍을 가진 부류가 아니라면 앞으로 이 다양한 설정을 파헤쳐 가면서 더욱 몰입해서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