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증조모가 고조모에게 느낀 감정이 죄책감일 거라고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시간을 지나면서, 고조모에 대한 증조모의 감정이 오로지 깊은 그리움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어리광 부리고 싶고, 안기고 싶고, 투정 부리고 싶고, 실컷 사랑받고 싶고, 엄마, 엄마, 부르고 싶은 마음을 차곡 차곡 접어둔 채로 살아왔을 뿐이라고.
증조모가 할머니를 보며 엄마라고 불렀을때, 할머니는 고조모가 증조모에게 했다는 말을 떠올렸다.
기레, 가라. 내레 다음 생에선 네 딸로 태어날 테니. 그때 만나자. 그때 다시 만나자.
"얘야... ....우린 그렇게 다시 만났던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