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겪어보기 전까지 죽음에 대해 하는 말은 모두 상투적이다. 나는 적막감으로 미칠 것 같았고, 적막감은 종종 노여움으로 둔갑했다. 난데없이 엄습하는 원초적인 분노에 대해 말해주는 책은 없다. 죽은 사람과의 동거를 대신할 그나마 견딜 만한 대안은 이런 분노뿐이다. 죽음은 아무도 청하지 않은 이혼이며, 이것을 견디고 산다는 건 잃고서는 도저히 버틸 수 없을 줄 알았던 존재와 절연할 길을 찾는 것이다.
zaya
2024.12.17 금직접 겪어보기 전까지 죽음에 대해 하는 말은 모두 상투적이다. 나는 적막감으로 미칠 것 같았고, 적막감은 종종 노여움으로 둔갑했다. 난데없이 엄습하는 원초적인 분노에 대해 말해주는 책은 없다. 죽은 사람과의 동거를 대신할 그나마 견딜 만한 대안은 이런 분노뿐이다. 죽음은 아무도 청하지 않은 이혼이며, 이것을 견디고 산다는 건 잃고서는 도저히 버틸 수 없을 줄 알았던 존재와 절연할 길을 찾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