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순한 여인>을 읽고난 뒤, 작품 속 화자 ‘나’는 자존심과 자기애가 지나친 인물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자존심과 자기애로 인해 장교 자리를 내려놓아야 했었음은 물론, 전당포를 운영하며 맞아들인 아내와의 사이에서도 자신이 위에 선 존재이기를 추구했지요. 총이 등장하는 갈등상황에서조차 아내와의 대화는 커녕 아내의 행동을 무시한 뒤 말없이 침대를 새로 들이는 방식으로 응수할 정도였고요. 결혼생활에서의 그의 태도는 결국 남편을 향한 아내의 증오심을 일으켰고 종국에는 아내의 죽음을 이끌어냅니다(저는 ‘나’의 아내가 한순간에 달라진 ‘나’의 태도에 기쁨보다는 절망과 모욕감, 두려움을 느꼈으리라고 봅니다). 도스토옙스키는 이 작품을 통해 지나친 자존심과 자기애를 경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