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는 우화, 혹은 동화 같은 이야기를 냉정한 현실과 적절히 섞어 표현할 줄 아는 작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정적인 문체와 표현 방식 또한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고요.
<크리스마스트리에 초대된 아이>와 <농부 마레이>는 책에 실린 작품 중에서도 단연 짧은 분량을 자랑하지만, 도스토옙스키가 오랜 시간 구축해온 창작 세계가 고스란히 실린 작품이었습니다.
또한, 도스토옙스키는 인간이 구축해 낸 냉정한 현실을 비판할지언정 인간 자체에 회의감을 지니지는 않았던 듯도 합니다(제가 도스토옙스키의 다른 작품들을 읽어보지 않아서 그럴 지도 모르지만요). <크리스마스트리에 초대된 아이>와 <농부 마레이>는 앞선 중단편들에 비해 특히나 인간을 향한 그의 묘한 애정이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