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지금도 그는 혼잣말을 하며 무슨 일이 별어진 건지 스스로에게 설명하고 또 스스로를 이해시키는 중이다. 자신의 말이 꽤 앞뒤가 맞아 보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몇 번이나 자신의 논리와 감정에 반론을 제기한다. 그는 자신을 정당화하고, 아내를 탓하고, 또 이 일은 생각과 마음이 틀려먹었기 때문이라느니, 지나치게 감정에 치우쳤기 때문이라느니 따위의, 사건과는 거리가 먼 해명을 해댄다. 하지만 정말로 조금씩 자신에게 사건을 이해시키면서 '생각을 한곳으로' 모으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가 떠올린 일련의 기억들은 마침내 그를 꼼짝없이 진실로 이끈다. 진실은 불가항력의 힘으로 그의 이성과 마음을 한껏 끌어올린다. 이야기가 끝을 향해 가면서 어조마저 앞뒤가 맞지 않던 처음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나타낸다. 진실이 이 불행한 남 자에게 아주 분명하고도 명확하게 그 실체를 드러낸다. 최소한 그 자신 에게는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