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 『죄와 벌』을 처음 접하고, '이것이 정녕 고전이란 말인가?' 이해하기 힘들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일단 문체가 쉽지 않았을 뿐더러, 로쟈와 소냐의 삶을 통해 이냥반이 이야기하는 바는 무엇인지? 주인공을 초첨으로 소설을 읽어내려갔던 어린 나는 로자가 말하는 영웅에 동조할수 없으니 소설을 이해하기도 즐기기도 쉽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그 소설은 소냐를 중심으로 읽었어야 했음을... 그땐 도스토옙스키를 이해하기 힘든 시기였음을 깨닫는다. 여전히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은 쉬운 소설이 아님은 확실하다. "인간의 내면과 삶을 적나라하게 고통스럽게 보여준다" 는 작가. 러시아의 매서운 날씨와 같이 쉽사리 받아들이기 힘든 그의 문체에 가끔은 낙담을 하기는 하지만, 작가의 인생의 시기별로 조금씩 달라지는 소설의 경향을 파악하면서 읽으니 조금 더 작가와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