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의 책은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준 단편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몇번이나 읽으려 시도했지만 아직 완독을 못했기에 늘 숙제처럼 남아있어서 더 그런것 같다.
단편들인지 모르고 비장한 마음으로 시작했으나 생각지도 않은 유쾌하고 재밌는 부분들도 많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다.
<약한 마음><정직한 도둑><악어>는 동화를 읽는 기분이었고 ~특히 <악어>에 나오는 작가의 유머감각에 개그프로를 보듯 웃으며 읽어나갔다.ㅎ <백야>는 모태솔로 몽상가의 순수함에, 나중에는 그의 상심이 와닿아 같이 안타깝고 쓸쓸해진 기분이었다.
나스텐카의 변심에도 그녀를 원망하기는 커녕 축복을 빌어주는 부분~그러면서 '지극한 기쁨의 완전한 순간이여! 한 사람의 일생이 이것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라는부분은 완전히 감동적이고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그러면서도 왠지... 이 몽상가 양반은 누굴 만나긴 글렀다는 생각도 ㅎㅎ
<예수의 크리스마스에 초대된 아이> 는 '성냥팔이 소녀' 가 생각이 났고 '이 날이 되면 예수님은 늘 크리스마스트리를 준비하신단다. 자기 트리가 없는 아이들을 위해서 말이야....' 이 부분이 너무도 슬프면서도 너무나 가엾은 아이에게 얼마나 다행이던지ㅠ 그리고 하늘 나라에서라도 다시 엄마와 함께하게 됐으니...
<우스운 인간의 꿈>을 보면서 그런일들이 꿈속이아닌 실재하는 일들, 지금 우리가 속한 이 세계의 현실이라는게 너무도 무섭고 경악스러웠다.짧은 단편들속 유머러스함 속에 현실을 반영하여 꼬집고 비판하며 우리를 일깨워주는 작가의 노련함과 재치에 존경을 ~박은정 번역가님께도 감사와 사랑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