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정말 이상도 하지! 그녀를 몰래 훔쳐보면서 그렇게도 좋아하던 내가, 그 겨울이 다 가도록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과 단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겨울 끝자락에 가서야 알아채다니 말이다.나는 그저 그녀가 소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그녀는 병을 앓고 난 후부터는 줄곧 너무도 온순하고 너무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아니, 끝까지 기다리는 게 좋겠다. 그러면 '어느 날 문득 그녀가 먼저 다가올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