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
"사랑스러운 나스텐카, 지금, 지금 나는 일곱 개의 봉인이 찍힌 항아리에 천년 동안 갖혀 있다 그 봉인들이 모두 뜯겨 마침내 자유를 찾은 솔로몬왕의 영혼과 비슷합니다."(p 142)
페테르부르크의 몽상가이자 외로운 주인공은 나스텐카를 만난 이후로 몽상을 접을 수 있을까?.
"지금 이렇게 당신 옆에 앉아서 당신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니 미래를 생각하는 것이 어쩐지 두렵게 느껴집니다. 앞으로도 똑같이 이 외로움, 똑같이 이 케케묵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삶이 계속될 테니까요. 그리고 당신 옆에 있는 지금 이렇게 행복한데 더 무슨 꿈이 필요하겠습니까?...
나는 이제 태어나서 처음으로 최소한 두 밤은 제대로 살았다고 말할 수 있으니까요!
...이런 삶은 범죄이고 죄악입니다."(p52)
어릴적 부모를 여의고 맹인할머니와 살고있는 나스텐카. 다락방 세입자에게 사랑을 느낀다. 일년뒤를 기약하며 가난한 그는 모스크바로 떠난다. 일년만에 나타난 그가 사흘이나 지났는데도 나타나지 않는다며 절망하는 나스텐카.나는 그녀에게로 향하는 마음을 접어놓고 그녀의 사랑을 응원한다. 아니 몽상을 끝내고 이 모든것을 현실속 해피앤딩으로 이끌려면 그런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이사람아! 바보 멍충이가 따로 없구나...
"그 한마디가 내게 얼마나 많은 의미로 다가오는지 그대는 아는가! 그런 사랑은, 나스텐카, 어떤 때는 심장을 싸늘하게 식히고 영혼을 무겁게 짓누른다오. 그대의 손은 차갑지만 내 손은 불같이 뜨겁다오. 나스텐카, 그대는 어쩌면 그렇게도 눈이 멀었는지......! 아! 행복한 사람은 때론 얼마나 참아주기 힘든가! 하지만 나는 그대에게 화를 낼 수가 없다오......!"(p 177)
나스텐카 또한 나의 희생을 눈치재지만 되려 그것은 상처만 된다. 나는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나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기적인 나스텐카는 나를 사랑한다는'모욕'의 편지한장을 남긴채 그렇게 떠나갔다.
"그대는 감사함으로 가득찬 어떤 이의 외로운 가슴에 기쁨과 행복의 순간을 안겨주었으므로. 오, 세상에! 지극한 기쁨의 완전한 순간이여! 한 사람의 일생이 이것이면 충분하지 않은가......?"(p 204)
실제의 삶과 유리되어 고독속에서 자기를 죽이던 행위가 백야의 환상처럼 그에게 희망을 안겨주다가 원망해 마지않아야 할 나스텐카에게 축복을 퍼붓는 아이러니는, 내가 페테르부르크의 몽상가임을 확신시켜주는 슬픈 마지막 문장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