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술자인 '나'가 나스텐카에게 스스로의 몽상가적 기질에 관하여 얘기하는 부분과 더불어 몽상가를 이루던 것들은 결국 상상이기에 종국에는 혼자 남겨질지도 모른다고 고백하는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현실보다는 자신만의 우주에 빠져있기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덧붙여 상상으로 구축해 낸 세계의 덧없음을 향한 날카로운 통찰에 살갗 아래 어딘가가 베인 기분이 들기도 했고요(분명 아프지만 이상하게도 계속 이 아픔을 간직하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