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성인이었습니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기로 하고 모두를 사랑하기로 한 성소년이었습니다."(p340)
살인사건의 신문기사로 시작하는 소설. 유명인을 기리는 추모식의 방백과 같은 읊조림으로 시작과 끝을 맺는 구조는, 소설의 몰입도에 힘을 싣는다. 모두의 별인 한 남자 요셉을 향한 4명의 여자의 왜곡된 사랑은 세기말의 혼란과 닮아있다.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을 이토록 오래 돌아보게 하는 히은 돈으로 만들 수 없죠. 죽음을 이기는 힘은, 고루하지만 여전히 사랑밖에 없는거죠."(p 10)
인생의 특정시기를, 특정 스타를 맹목적으로 덕질하며 보내본 적 없는 재미없는 나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여성들의 일탈이지만, 그녀들의 뒤틀린 사랑과 욕망의 끝을 꼭지로 스릴러 세계로의 초대하는 작가. #미저리 와 #김성재사건 을 떠올리며 흥미를 유발했다.
요셉의 마지막 아이라던 그녀의 이야기로 소설은 끝난다.
시점을 넘나드는 변화무쌍한 스릴러.
소설 곳곳에서 드러나는 안나와 나미의 광기어린 모습과 그녀들에 동조하는 미희와 희애의 그것. 그녀들의 뒤틀린 욕망은 궤변적인 논리를 대동하여 그녀들을 망상의 천국에 이르게 한다. 해변가에 휩쓸려온 시체는 누구의 것이며 요셉의 아이라 주장하는 그녀의 어머니는 누구인지. 이것도 미스터리의 매력일 터. 여성을 향한 증오범죄가 판치는 세상에서 여성이 증오와 사랑의 범죄의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새로운 발상. 무거운 이야기를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던 주말 오후이다. 비틀린 욕망일지언정 가질 수 없었던 성스러운 사랑의 경험은 없었기에 가볍게 읽어내린 사랑의 누아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