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째 되는 날 이른새벽에는 저는 문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보니까, 예멜랴가 들어오는 게 아니겠습니까. 얼굴은 파랗게 얼고 머리는 거리에서 노숙이라도 했는지 온통 머니를 뒤집어쓴데다 몸은 또 나무토막처럼 깡말라 있었습니다. 예멜랴는 외투를 벗더니 제 트렁크 위에 걸터앉아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저는 무척 반가웠지만 마음 한구석은 전보다 훨씬 더 우울해졌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나리, 무슨 말이냐면, 만일 제가 그런 죄를 저질렀다면 솔직히 그냥 개처럼 죽어벼렸으면 죽었지 다시 돌아오진 않았을 거란 뜻입니다. 그런데 예멜랴는 돌아왔단 말이지요! 하지만 사람이 그런 꼴을 하고 있는 걸 보고 있자니 당연히 마음이 아파왔습니다. 저는 그 친구를 친절하게 대하여 다독이고 위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예멜라야누시카, 자네가 돌아와서 기쁘네, 자네가 조금만 더 늦게 왔더라면, 오늘도 나는 자네를 찾아 온 술집을 헤매고 다닐 뻔했어, 식사는 좀 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