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텐카, 당신은 잘 모르겠지만, 페테부르크에는 이상하게 외진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페테르부르크의 모든 사람들을 위해 빛나는 그 태양이 아니라, 마치 그곳만을 위해 특별히 주문한 것 같은, 전혀 다른 새로운 태양이 뭔가 색다르고 특별한 빛을 발한답니다.
그런 외진 곳에서는요, 사랑스러운 나스텐카, 우리 주위에서 살아가는 삶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삶이 펼쳐 집니다. 우리처럼 지나치게 심각하고 진지한 시대를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 머나먼 어느 미지의 왕국에서나 있을 법한 그런 삶이요, 음, 그러니까 그건 말이죠, 순수하고 환상과 뜨거운 이상 속에(아아, 애석하게도 나스텐카!) 형편없게 저속하다고 까지 할 수 없지만 아무튼 지루한 산문 같은 평범한 뭔가가 뒤섞여 있는 그런 삶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