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읽는시간
"중립적 시간이야말로 책과 만나는 진정한 시간이다... 책을 읽으며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세계의 바람을 마주하여 그 소리를 온전히 듣는 일뿐이다. 책을 읽는 시간에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매혹적인 일은 주체성이 무화되는 바로 그 경험이다. 책은 타자의 세계에 ㅇ끌려가는 수동적 시간을 선물처럼 부여한다."(p 109)
"타자의 소리는 완고한 주관성을 누그러뜨려야 들린다. 다시 말해 다른 체험의 장으로 진입하는 데에 가장 큰 장벽은 주관성이다. 참다운 독서 시간은 지식을 습득해 '나'를 단단하게 쌓는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나'는 책을 통해 해체되고, 의지아 필요, 이해관계나 판단과 무관하게 존재하는 어떤 사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p 110~1)
책을 읽는 시간은 이렇게 희망 없는 시간에 희망을 거는 기이한 시간 체험이다.(p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