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인간의 최후>는 목소리 소설이다. 그 책에서 어느 신세대는 <사냥꾼의 수기>를 언급한다. 민중의 삶이라봤자 <사냥꾼의 수기>같은 문학 작가들에게서나 얻은 지식이 다이지 않느냐며 구세대인 아버지의 삶를 이해못한 자신을 탓한다. 그랬기에 나는 이 책을 읽기로 했다. 두께가 있었으나 문학작품속 농민의 삶은 목소리 소설과는 결이 달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작가가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농민의 삶에 눈을 돌려주어서 감사하다. <새의 선물>에서 은희경 작가는 '삶은 농담이 것이다'라고 했다. 그렇듯 문학에서 해학이 빠지면 도저히 읽을 맛이 나지 않는다. 러시아 농노의 삶은 그보다 비극적인 면들이 훨씬 많았겠지만 수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이 너무나 다채롭고 개성이 강해서일까. 아니면 작가의 바람이 깃들어서일까. 그리 절망적이지는 않았다.
서정적인 문체와 날카로운 비판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시그롭스키군의 햄릿>의 마지막 장면이 제일 웃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