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언젠가부터 엄마가 싫어지기 시작했어. 그냥, 이 세상이 역겨운 것처럼 엄마가 역겨웠어. 나 자신이 혐오스러운 것과 똑같이 엄마가 혐오스러웠어. 엄마가 해주는 음식이 지긋지긋하고, 흠집투성이 밥상을 꼼꼼히 행주질하는 뒷모습이 끔직하고, 예날식으로 틀어올린 하얗게 센 머리가 싫고, 무슨 벌을 받는 사람처럼 구부정한 걸음걸이가 답답했어. 점점 미움이 커져서 나중에는 숨도 잘 쉴 수 없었어. 무슨 불덩이 같은 게 쉬지 않고 명치께에서 끓어오르는 것 같았어.
결국 집을 나온 건 살고 싶어서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