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은 왜 이럴까. 이유를 생각해본 적도 있었어. 죄가 있었겠지. 운이 없었겠지. 실수를 했겠지. 나쁜 선택을 했겠지. 누가 나를 미워하는 거겠지. 하지만 모르겠더라. 극복해보려 애썼는데 뭘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 건지 몰라 아무것도 못했다. 그후로 모든게 다 치욕이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뻔뻔하게 사는 것도. 따뜻하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은 미지근한 분위기도. 화를 내지 않으려고 전력을 다하는 해인 엄마를 보는 것도. 이제 날 좀 내버려둬라. 그만. 그만하고 싶어. 피곤해. 너무 피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