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 중요한 건 언제나 요셉뿐이었는데, 문제는 정작 요셉 앞에선 안나의 오만한 마력이 빛을 잃는다는 것이었다. 멀찍이 요셉의 그림자만 보여도 안나는 소금 바위처럼 굳었다. 얼굴엔 깊은 그늘이 드리웠고, 방금 전까지만 해도 고개를 꾸벅대며 그를 피해 가던 스태프들은 갑자기 어떻게 들어오셨냐며 경비를 찾았다. 사랑을 하는 사람은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간다. 다른 게 아니라 순식간에 뒤바뀌는 안나의 몰골로 미희는 그 사실을 배웠다. (e-book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