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한낮에도 남서쪽 언덕 위에 낮게 걸려있다. 빛이 남서쪽에서 쏟아지는데 바람과 같은 방향이다. 햇빛과 바람이 같은 방향에서 함께 도착하는 것이다. 재빨리 이동하는 구름의 하늘에서 빛과 공기가 신속한 팀을 이뤄 몰려든다. 바람은 풀을 들어 올리고 앙상한 나뭇가지를 움직이며 태양이 그 위에 빛을 내린다. 이 모든 것이 한 번의 동작으로 이루어진다. 빛과 공기는 동일한 실체가 가진 다른 양상이다. 빛은 면도칼처럼 날카롭게 풀들과 버드나무, 사과나무, 자작나무 가지에 파고든다. 정원은 온통 왼쪽을 향하고 있는 빛의 필라멘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