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기 어려운 상황이 감춰져 있다 올라오는 시간이 산책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별 수 없이 걷는 거죠. 산책을 하는 게 아니라 산책밖에 할 수 없는 거예요....
기표는 산책이지만 기의는 산책이 아니고요. 그러니까 대부분은 어색하죠. 사유의 시간에 가깝고요. 그 시간에 가장 어울리는 행위가 산책이라 인물들이 자꾸 걷게 된 것 같아요."(채널예스, 작가의 인터뷰 중)
"답은 없고 해답은 더 없는 오늘과 내일을 해결도 해소도 못하고 살고 있다. 한때는 귻이 슬품이라고 생각했었다....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트랙처럼 둥글게 산책하는 날드. 아무 변화도 없지만 그 사이 시간은 흐르고 종종 기분도 마음도 나아지는 밝은 밤들."(p 269)
비극적으로 살지 않을 뿐 누구나 비극은 있기에 슬픔이라는 감정을 대면하는 것이 최근 화두가 되었다는 작가. (인터뷰 제대로 읽은거 맞나?) 죽음의 경험을 '주름'이라고 표현하는 롤랑바르트처럼 너무 슬프지 않은 쓸쓸한 애도의 글을 쓰고자 노력한다고 한다. 알고 있어서 쓴다기 보다 알고 싶어서 쓴다는 작가는 내가 잘 알게 된 인물을 그린다기보다 알고 싶은 인물을 상상하는 과정을 통해 인물을 창조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사람이 자신의 삶에서 어떤 것을 견디는 방식이자,질문과 함께 하는 방식인 산책. 걷는 동안 목적성을 상실하고 머리가 약간 비워지는 상쾌한 경험을 해 본 적 있는 독자라면, 무언가 직시하며 생각하는 시간인 걷는 시간을 경험해 본 독자라면 그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속의 산책이 주는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원하는 바를 700편까지 쓰면서 원하는 인생을 그리는 작가가 되길 바란다.
선릉산책은 두번 읽었는데... <두번째 삶>이 제일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