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
비록 구걸하고 있지만 너희들과 어울릴수없는 고귀한 존재라는 듯 도도한 고양이. 주우의 투렛을 치즈라 부르기로했다.
"장난 아니니까 마음에 새겨. 이거 버튼이야. 알았어? 그런 생각이 안 들어도 그렇게 생각하고 오늘 같은 일 당하면 눌러."(p 163)
번개 모양의 이마 흉터는 뚜렛 증후군때문에 이코라 불리던 주우의 안심 버튼이다. 모두가 이코라 놀려도 미이는 달랐다. 다큐에도 출현하고 사람들의 이해를 받았고 착각했었다.
"나는 어디가 마비되지도 않았고 다리를 절지도 않았으니까. 사람들은 날 거짓말쟁이나 나쁜 사람으로 취급했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감각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다 같은 취급을 받을거야."(p 174)
"난 평생 치즈를 입속에 머금고 다니면서 함께 살았지. 힘들었어. 일일이 다 말할 수 없을 만큼. 그런데 단 한 번도 죽고 싶다거나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없었어. 이유가 둘 있는데 하나는 네가 잘 키우라고 이름 붙여준 치즈와 헤어지고 싶지 않아서야. 그리고 의문을 해결하고 싶었어. 너는 왜 떠났을까? 네가 키운다던 고양이는 뭘까? 난 내 입에 재갈을 채웠어."(p 178)
"그동안 약하고 불쌍한 것들에 끌려왔어. 연민이랄까. 그 끔찍하고 무력한 성정이 내 안에 있는게 싫었어...사랑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하게만들고, 사랑해서는 안 되는 것도 사랑하게 만들지...사랑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는 엄청 편하단다. 모든 지저분한 것들을 그림자 밑으로 쑤셔박을 수 있거든."(p 187)
다른 사람과 다른 자신에게 차별없이 대하는 존재에 대한 끌림은 사랑인걸까?
세상엔 여러 사랑이 존재하지만, 미이의 사랑은 어떤 사랑인걸까? 사랑이 충만해서 사랑 vs 사랑이 고프고 허해서 낮은 사랑을 선택하는 사랑. 후자의 사랑이 더 고결하다고 느꼈던 적도 있으나, 후자의 사랑은 너무도 고달프고 자신의 영혼도 갉아먹히는 사랑이라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