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삶>
18세 소년 교도소에서 일반 교도소로 이감되었던 나는 28세가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4년전 아버지는 뇌출혈로 돌아가셨교 엄마는 마트 계산원이다.
"너 같은 건 끓는 물 속의 개구리처럼 죽어야 해. 입 벌리고 실실 웃으면서 죽는 줄도 모르고 행복해하는 병신 새끼."( p 112)
나는 정강이뼈에 금을 냈을 뿐인데 살인자가 되었다. 누군가를 죽음에 이르게 했으므로 스스로 죽기 선택했으나 그것은 살해였다.<모산고의 세 악마> 사건은 잔인해진 학교 폭력의 상징으로 남았다. 악마들 속에서도 더 심한 악마 취급을 받으며 살았다. '누구든 뉘우친다면 두번째 삶을 살수 있다.' 는 <아크 튜브>는 전과자나 가해자의 이야기로 컨텐츠를 만드는 채널이다.
"그것은 기묘하게 조립된 끔찍한 이형의 생물 같았다. 악수하는 손과 내미는 손을 뿌리치는 손이 있다. 적의가 느껴지는 눈동자와 포용하는 눈동자가 있다. 비판하는 검지와 응원하는 엄지가 있다. 표정엔 혐오와 증오의 그림자가, 입가엔 웃음이, 냉정한 눈동자엔 눈물과 피눈물이 고여 있다."(p 118~9)
"어금니가 바둑돌처럼 밋밋해졌다. 하도 갈아서 찬물을 마시지 못하고 잇새로 바람을 빨아들이지 못한다. 바늘로 찌르는 듯한 느낌. 나는 그것이 있어서 좋았다. 느닷없이 찌르는 그 감각이 좋았다. 필요하면 죄책감을 덜어내는 도구로 사용했고 어떤 날엔 증오심과 적개심을 키우는 채찍으로 사용했다. 잇새로 바람을 빨아들이며 부들부들 떨기도 했다. 아무도 모를 것이다. 갈아서 침으로 녹여 몸속으로 집어넣은 나의 뼛가루들을."(p 123)
"마녀들. 악마들. 그들이 나쁜짓을 해서 마녀가 되고 악마가 되는 게 아니야. 정확히 말하면 다른 사람을 악마로 만드는 존재가 바로 악마야. 그들은 항상 괴롭힘을 당해왔어. 이유 없이 돌에 맞아 죽거나 산 채로 불타거나 고문을 당했지. 이제 알겠지? 왜 기분 나쁜지. 우지운이 악마여서 그래."(p 132)
똑똑한 부반장 한준일은 <모산고 세 악마>를 가스라이팅 한것일까? 아크마. 아크는 누구일까?
우지운의 진짜 친구는 누구이며, 진짜 악마는 누구인걸까?
"너도 해봐 . 뒤에서 몰래 훔쳐만 보지 말고. 직접 나쁜 짓을 해봐....
근데 넌 못해. 용기도 없고 솔직한 적도 없거든....
궁금하다. 한준일이 두번째 삶으로 무엇을 선택할지. 난 똑똑하지 않아서 아무것도 예상하지 못하겠다."(p 148)
올들어 가장 스릴 넘치고 통쾌한 복수극이다. 픽션이지만, 지운이처럼 또다른 피해자였던 준범이의 억울함이 풀리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