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산책 다녀올게, 라는 말을 끝으로 엄마와 두부는 사라졌다. 엄마는 젖은 채 발견됐고 두부는 두부가 아닌 다른 개가 되어 다른 계절에 집으로 돌아왔다. "(p17) 두부를 다시 왼쪽 발을 끌며 기우뚱 흔들리는 남자, 어부의 품으로 돌려 주었다. 그사이 늙은 남자는 벽에 걸렸다. 두부였던 승희인지, 승희였던 두부와 작별을 하고 돌아서는 길. 사람들이 찾지 않는 텅 빈 해변에 비슷하게 생긴 뒷모습들은 우리가 그리던 사람의 뒷모습인지 모르는 사람들인지 알 수 가 없다. 모든 인연과 작별의 의미를 조금 담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긴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