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완독후기라니.... 이 책의 광기에 페이지를 휙휙 넘기고야 말았다. 네 명의 여자는 미쳤고, 그들이 사랑하는 요셉 역시 보통의 아이돌은 아니었다. 각자 조금씩 다른 광기로 침잠해가는 모습이 흥미로웠고, 그들의 광기를 조금씩 다른 각도에서 보여주는 서술이 흥미를 더해주었다. 요셉의 소속사 매니저 이야기나 순경, 성욱의 친구들의 이야기가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부분은 불균질하고 이질적이지만 끝내 네 여자의 광기를 몇 배로 튀어오르게 하는 소재가 되었다.
네 사람의 광기 중 가장 지독한 사랑은 역시 나미와 안나일것이다. 안나의 이름은 미저리의 애니를 의식한 것 같기도 하다. 나미는 그 더러움마저도 사랑하지만 미희는 그저 자신의 구멍을 사랑으로 채우고싶어하는 소녀였다. 트위터에 유명한 트윗에 동방신기 사생하다가 비구니 된 친구얘기가 있는데, 미희가 죽지않았다면 비구니가 되었을지도 모르지. 미희는 애욕의 빈틈을 조금씩 느껴가고 있었으니까.
후반부의 몰아치는 전개가 답답하면서도 좋았다. 초반에 미스테리하게 등장하는 지하실의 마네킹이 파국의 재료로 쓰일 때, 그야말로 예상했지만 충격이었다. 마지막의 반전(?)은 그럴 것 같았던 것이 현실로 드러났을 때의 경악이 있었다. 성인이 되어 누구도 사랑하지 않고 모두를 사랑한 요셉.... 사실 그건 환상 속 아이돌의 절대조건 아닐까? 그럴 수 없기에 현실의 아이돌은 성스러운 아우라를 내뿜을 수 없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