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를 구한다니, 무엇에 대해? 어떻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문제는 바샤가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는 것, 그래서 자기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며 자신의 운명에 감사할 줄 모른다고 여긴다는 데 있었다. 또한 문제는 바샤가 행복에 짓눌려 괴로워하면서 자신이 행복해질 자격이 있는지 의심한다는 데, 결국은 어떻게든 이 상황에서 벗어날 구실만 찾고 있다는 데, 그리고 예기치 못한 이 행복 때문에 어제부터 제정신이 아니라는 데 있었다. '바로 이거야!' 아르카디 이바노비치는 생각했다. '바샤를 구해야 해. 바샤를 자기 자신과 화해시켜야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