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게!" 바샤가 대답했다. "그러게 말이야! 서둘러야겠어. 내 생각에 조금 있으면 벌써 열한시야. 서둘러야 해...... 어서 일을 해야지!" 때로는 빙그레 웃음 띤 얼굴로 가만히 듣다가 때로는 친구가 쏟아내는 우정 어린 감정에 뭔가 열렬한 답변으로 응수하려 애쓰던, 한마디로 더할 나위 없이 생기가 넘치던 바샤는 이렇게 말하고는 돌연 입을 다물고 침묵에 잠겨 거의 달려가듯 빠르게 걸음을 옮겼댜. 아마도 뭔가 괴로운 생각이 갑자기 그의 뜨겁게 달아오른 머리를 차갑게 식혀버린 것 같았다. 그는 순식간에 의기소침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