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로 압축된 공기는 아주 작은 소리에도 울림을 만들어냈고, 강 양쪽 기슭에 늘어선 모든 지붕들에서 연기기둥이 거인처럼 솟아올라 한데 뒤엉키기도 하고 흩어지기도 하면서차가운 하늘로 높이높이 날아올랐다. 그 모습은 마치 옛 건물 위로 새건물이 세워지는 것처럼, 또 허공에 새로운 도시가 세워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마침내 황혼이 짙게 깔리는 이 순간, 온 세상이 환상적인 마법의 세계인 양, 금방이라도 강한 자든 약한 자는 이곳의 모든사람들과 함께, 가난한 자들의 안식처든 힘있는 자들의 안락함을 위한황금 장식의 궁전이든, 그들의 모든 거처와 함께 스르르 연기가 되어 어둡고 푸른 하늘로 사라져버릴 꿈인양 느껴졌다. 78~7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