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을 다 읽고 옮긴이의 말을 읽다가, 이븐루시드가 실존인물이라니! 이븐루시드는 아랍계 스페인 철학자로 철학쪽에서는 꽤나 유명한가보다. 이러한 배경지식도 없이 읽다보니 다소 몰입감이 떨어졌고, 질질 끌며 오기로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재미가 없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엄청 몰입이 돼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히는 책도 아니었다. (내 배경지식의 부족 때문이었겠지.) 재미나 흥미와는 별개로 굉장한 책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오히려 마지막 장을 덮고, 옮긴이의 말을 읽으면서 생각보다 더 엄청난 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 읽으면 또 다른 마음으로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선뜻 다시 시작할 용기가 생기지는 않더라.
언젠가 한번쯤은 다시 읽고 나도 그 재미를 꼭 느껴보고 싶다. 모두가 좋다고해서 나에게도 좋아야만 하는 건 아니지만 괜히 좋은 작가 한명 잃은 느낌이라 속상하고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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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성적 존재가 되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갈등이야말로 오랫동안 인류를 규정하는 서사였지만 이제 우리는 그런 역사를 바꿀 수도 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우리 사이의 차이점, 예컨대 인종, 지역, 언어, 관습 따위는 더이상 우리를 갈라놓지 못한다. 오히려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마음을 사로잡을 뿐이다. 우리는 하나다. 그리고 지금의 우리 모습에 대체로 만족한다. 어쩌면 행복하다고 말해도 좋겠다. (e-book 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