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개의 이야기를 징검다리 삼아
이곳에서 저곳까지 건너가보기
시인이 읽은 고전은 그간 내가 읽어온 고전과는
다른 곳에서 조심히 창문을 열어온다.
때론 봄바람처럼, 때론 아이들이 좋아하는 젤리처럼,
보통날 잔잔한 강물의 윤슬처럼
-슬픔은 영혼의 운동이다
-사랑해서 필요하나 필요해서 사랑하나
-슬픔도 기쁨도, 풀잎처럼 껴 있다
-밤의 모서리에 서서 마지막으로 흥얼거리는 노래
시인의 언어로 다시 쓰여진 고전은
그 자체로 다시 시가 된다.
그리고 그 시를 읽는 사람들이 각자의 속도로 따라올 수 있게
시인은 스스로가 반딧불이 된다.
“만약 꾸준히 독서하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현명하다면 그 이유는 ’침묵 속 경청‘에 있을 것이다. 독서는 남의 말을 듣는 행위고 듣기는 침묵이란 의자에 앉아 있는 일이다. 타인의 생각 속에서 기다리고 머무는 일이다.”
”할머니는 나를 창밖에서 낳은 엄마다. 건너다보는 엄마.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 아득해진다. 할머니는 늙고, 소피아는 자랄 것이다. 세상 곳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