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소설은 문장들이 ‘그리고’의 형태로 너무나 소소하고 자잘한 일들과 주변을 주절이 늘어놓고 있다는 것일까 생각하게 했다. 소설의 절반을 읽고 있을 때서야 작가는 산책을 하고 있는 것이었구나. 산책을 하면서 눈과 가슴으로 들어오는 부산의 구석구석의 공간을, 1980년의 부산과 광주에서 2020년까지 혹의 그 이후의 부산과 광주의 시간을 소설의 제목처럼 산책을 하는 과정이 소설 자체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에 나오는 수지, 나, 언니, 영화 속 여자 주인공 그리고 소설속 주인공이 읽고 있던 <<티보가의 사람들>>의 자크나 앙투안느 조차 모두 하나의 인물처럼 느껴지는 이유도 같은 까닭이 아닐까.
미래 산책 연습은 과거와의 동행이라는 느낌이 든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동일한 것이라면 과거와의 동행은 곧 미래 산책의 연습이라는 것이 맞을 것도 같다. 다시 부산에 가봐야겠다. 그러면 미문화원이었던 곳을 들러봐야지.
단상 -박솔뫼 작가는 기억에 대한 잊어야 할 것과 잊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