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의 '언캐니 밸리'는 '불쾌한 골짜기'로 번역되는데 이는 '인간이 로봇 등 인간이 아닌 존재를 볼 때 해당 존재와 인간의 유사성이 높을수록 호감도도 높아지지만,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 오히려 불쾌감을 느낀다는 이론'이라고 한다. 원래는 로봇공학에서 나온 말이었다는데 작가는 이를 인간 대 인간의 관계에 적용하였다.
처음에 이 제목의 뜻을 몰랐을 때는 어떤 의미인가 싶었는데 작품을 다 읽고 제목을 보니 적절한 표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왜소증이 있으며 장애인 택시를 운전하고 있는 주인공이 여러 인물들을 보며 (특히, 집착하게 된 여자에 대해) 느끼는 점들을 스케치와 감상으로 적고 있는데 이는 주인공의 생각이지만 작가의 생각이기도 할 것이다. 주인공이 왜소증에 걸린 이유는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으로 보인다. 정상적인 환경에서 성장을 하지 못했기에 그의 몸도 마음도 성장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 그러나 그는 타인을 반인반수의 기괴한 모습으로 그려낸다. 그가 사람들을 보는 시각이 그러했을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만나는 다른 사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며 이해할 수 있을까? 그 사람들과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거나 멀어질 수 있는가? 사실 대부분의 사람은 그저 스쳐지나가는 것이기에 일일이 그에 대한 감정을 소비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개인에 따라서는 사소한 것들이라도 힘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제목만큼이나 전반적으로 불쾌감을 야기한다. 아마도 작가가 의도한 바일 것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일상에서 간혹 겪는 일이기도 하고 그런 감정들을 겪은 적이 있기에 더 그렇게 느껴질 것이다. 선과 악의 모습이라기보다는 미와 추가 공존하는 사회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