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시에 정착한 뒤부터 키가 자라지 않았다. 그 사실 자체는 견딜 만했다. 문제는 시선이었다. 노골적인 익명의 시선. 정수리에서 발아래로 움직이는 눈동자. 도무지 적응되지 않는 은밀한 혐오. 지난 십여 년 동안 나는 견뎠다. 나카스 거리에 서 있던 순간을 떠올리면, 못 견딜 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견디는 건 옳은가. 익숙해지는 건 필연인가. 나는 아직 답을 몰랐다. p.308
칼란
2024.04.25 목이 도시에 정착한 뒤부터 키가 자라지 않았다. 그 사실 자체는 견딜 만했다. 문제는 시선이었다. 노골적인 익명의 시선. 정수리에서 발아래로 움직이는 눈동자. 도무지 적응되지 않는 은밀한 혐오. 지난 십여 년 동안 나는 견뎠다. 나카스 거리에 서 있던 순간을 떠올리면, 못 견딜 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견디는 건 옳은가. 익숙해지는 건 필연인가. 나는 아직 답을 몰랐다. p.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