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문수가 삼십 년 간 믿어 의심하지 않던 비빌 언덕이 한 순간 없어짐에 따른 허무와 몸부리침을 말하는 것 같다. 그리고 비상구를 찾으려 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마침 읽은 한 산문의 글이 떠올랐다. 누구나 무너지는 순간이 바닥이라고 생각하는 데, 그 바닥 더 아래에 비상구가 있을 수도 있다고말이다.
이외 문수와 신애기의 비장한 대결 또한 인상깊었다.
작가노트에 쓴 것처럼 '모든 것을 붙잡아두지 않고 가만히 흘려보내는 것. 뭐가 되든 될 것이라고 여기는 것', 문수 또한 비상구를 찾아 흘러가 살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