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모노'라는 제목에서 일본어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제목만으로는 어떤 이야기를 하려는지는 짐작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글을 읽기 시작하는 순간 묘하게 빠져들었다. 흔치 않은 주제라서 그럴까, 낯설면서도 익숙한 느낌. 무속신앙에 대한 것은 보통 미신 정도로 치부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거부감도 있을만하지만, 이 이야기에서는 그것을 사실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어서 그것을 의심할 수가 없었다. 하긴, 소설이라는 것이 원래 그런 것이 아닐까? 거기에다가 세대차이 혹은 세대교체에 대한 내용과 그것을 거부하는 늙은 무속인의 모습이 여러가지로 교차되어 보였다. 거기에 인간의 욕망과 욕심도 적나라하게 표현되었다. 한국형 판타지라고 할 수 있을까? 마치 '미스터리 극장'이나 '믿거나 말거나'에 나올 것 같은 그런 이야기지만 아주 흥미로웠고, 마지막의 굿 대결 장면은 마치 그 장면을 보고 있는 듯 실감이 났다. 작두날에 피가 베어나는 것은 소름이 끼쳤지만. 이야기의 결말을 독자에게 맡기며 끝이 났는데 두 사람은 과연 어떻게 됐을까? 그 장수할멈은 어떻게 됐을까? 누가 진짜이고 누가 가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