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금방 알 수 있고, 주인공 곽의 심경을 따라가며 그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작품의 플롯은 기대보다 허무해서 다소 실망감이 들긴 했다. 곽이 열심히 수업을 준비했고 추구하는 바가 있었으며, 현실이 그렇지 못하더라도 끝까지 밀어붙인 것은 그가 어떤 인물인지를 잘 드러내보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은재 아버지의 민원으로 촉발된 갈등이 그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림으로써 이 작품에서 말하려는 바가 무엇이었는지를 모르겠다. 물론 교양이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하고, 현재 고등학교 교육의 문제, 대입 문제도 공감한다. 하지만 그걸 이야기하려는 게 전부였을까? 곽은 은재가 서울대에 간 것이 자기 덕분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입시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씁쓸해했다는 것이 반전일까. 그러나 이는 현실에서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며 한 단면을 그대로 도려내어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마지막의 쿠키선물의 맛이 경박한 맛이 아니라 깊은 맛이었다는 의미는 교양교육의 세태에 대해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