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6년 동안은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계속 읽어보고 있다. 그 가운데 익숙한 작가들의 이름이 보이면 더 반갑다. 김멜라 작가 또한 그러했다. 게다가 이번에는 대상을 수상했다. 김멜라 작가는 매년 꾸준하게 수상을 하고 있는데 먼저 축하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하지만 작품은 다소 난해했다. 김멜라 작가의 발칙한 상상력과 필력은 인정하지만 이전의 다른 작품들보다 유쾌함은 덜 했는데, 대신 진한 보리차와 같은 여운을 남겼다. 이 작품의 소재는 다소 특이하다. 성욕을 해소하기 위한 이응이라는 장치가 나오며, 레즈비언(?)의 모임인 위옹이라는 포옹클럽도 등장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소재는 역시나 할머니와 보리차차(기르던 개)이며, 작품 내에서는 할머니와 개에 대한 상실감과 그리움이 이응와 포옹클럽이라는 매개체와 연결되어 다른 차원의 감정으로 승화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이는 우리의 감정이 얼마나 복잡하게 작용하며, 그러한 과정 중에는 성욕과 유사한 형태로 연결되는 것들도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그러한 감정들은 동일한 행위를 통해 카타르시스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며, 단순히 성적 자극으로만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이응 역시 단순히 성적쾌감을 위한 기계는 아니었던 것이며, 점점 더 섬세하게 설정하도록, 각 개인에게 맞추도록 발전했을 것이다. 그러나 작품의 말미에서 "우리의 스토리가 마음에 드셨습니까?"라는 말을 보고 약간 당황했다. 여기에서 어느 부분이 이응의 스토리 텔링에 해당되는 것이지? 작품 내에서 나왔던 내용 중에 이응에 의한 허구가 포함되어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