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노트에 자로 반듯하게 네모를 그렸다는 이야기를 했다. 노트 한 페이지에 네모를 두 칸 그렸다. 노트를 펼치면 네 칸의 네모가 보이도록. 그걸 오전 내내 들여다 보다가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오후가 되면 그 네모에 각기 다른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그러다 알았어. 내가 얼마나 잘못 살았는지." 그래서 민정은 네 칸의 네모 중 한 칸은 반드시 웃는 얼굴을 그려야겠다고 결심을 했다. "그랬더니 지금 이렇게 되었어." 민정이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