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얼굴로 남의 지갑을 훔쳐간 것은 그냥 범죄일 뿐, 그 범죄자가 아랍인인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범죄를 범죄로 받아들이는 것과 모든 아랍인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고, 문제 집단으로 취급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그러나 그녀의 정원에 모인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 문제를 뒤섞어놓으면서 그것을 자신들의 친밀과 유대를 확인하는 잡담거리로 삼는다. 꽃을 먹는 달팽이를 으깨 죽이는 천진한 아이처럼, 그들은 담소를 나누고 만두를 빚으면서 아랍인들을 멸시하고 위 세대 이민자들을 비웃는다. 범죄자의 얼굴을 일람하고 의심을 배운 그녀가 이 가족적인 화목을 박살낸다. 달팽이를 죽인 아이에게 무서운 얼굴로 소리를 지르면서, 평화로운 가든파티를 중단시키면서. 이 화목해 보였던 교포 집단은 앞으로 더이상 가족 행세를 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