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자의 말과 달리 여자는 졸고 있지 않았다. 그 여자가 자고 있는 아이를 깨우지 않고 문이 닫히기도 전에 뛰어나갔을 때 고모는 상황을 파악했다. "그 여자가 일부러 아이를 놓고 내린 거였어." 고모는 자고 있는 아이를 깨워 다음 역에서 내렸다. 그리고 신고를 하지 않고 아이와 역 벤치에 앉았다. "한 시간만 기다렸다 애엄마가 찾아오지 않으면 내가 그 아이를 키우려 했거든." 고모는 아이의 엄마가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때 그 아이를 엄마한테 건네주며 내가 귓속말로 속삭였지. 나쁜 년이라고.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 오늘을 잊고 살라고 했어." 그날 고모는 점쟁이한테 가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고모는 평생 먹고살 만큼의 위자료를 받아내겠다고 굳은 결심을 했다. "그 사연을 보낸 사람이 라디오에서 이렇게 얘기했어. 그때 그 아주머니가 우는 자기를 안고 이렇게 말해주었대. 걱정 마라. 걱정 마라. 그 말이 아직까지 마음속에 남아 있대. 힘들 때마다 그 말을 생각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