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위에는 식어가는 우동과 말라비틀어진 김밥이 있었다. 나는 그것을 입안에 넣고 천천히 씹었다. 시큼한 부패의 맛이 났다. 나는 김밥을 먹고, 또 먹었다. 순간 구역질이 치밀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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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애와 영철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바닥에 그들이 떨어뜨린 아기 딸랑이가 있었다. 나는 그것을 주워들어 흔들어보았다. 뜻밖에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어두운 하늘에 조금씩 푸른 기운이 서리더니, 서서히 주위가 밝아졌다. 지금쯤 대니얼도 자신의 집에 도착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붉은 옷을 입고 카드 점을 치는 대니얼이 떠올랐다. 죽은 자들의 날, 할로윈의 아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