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에 걸려서 좋은 건, 암 말고 무서운 게 없어졌다는 사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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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 텅 빈 화실에서 아버지를 만났다. 딸이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는 말에도 아버지는 무덤덤해 보였다. 그녀처럼 장신에 뼈대가 굵은 아버지는 몸을 웅크리고 작은 의자에 앉아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날 때는 조금 휘청거렸다. 눈물도, 용서도 없었다. 몇 마디 말을 주고받았지만 그들은 끝내 화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고 윤은 말했다.
칼란
2024.03.25 월“암에 걸려서 좋은 건, 암 말고 무서운 게 없어졌다는 사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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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 텅 빈 화실에서 아버지를 만났다. 딸이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는 말에도 아버지는 무덤덤해 보였다. 그녀처럼 장신에 뼈대가 굵은 아버지는 몸을 웅크리고 작은 의자에 앉아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날 때는 조금 휘청거렸다. 눈물도, 용서도 없었다. 몇 마디 말을 주고받았지만 그들은 끝내 화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고 윤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