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은 그 일에 대해 짧게 자신의 소견을 밝혔다. 빚을 떠안고 약국 문을 닫은 뒤 내가 마음을 추스를 시간도 갖지 못했던 것이 스트레스를 키운 원인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내게 필요한 것이 다만 휴식이라고 생각했다. 그 일이 일회성이 아니었을 가능성, 지속적으로 아이를 방임하고 술에 취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 의심이 든다고 해도 곧장 떨쳐버렸을 것이다. 불안은 그의 영역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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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게 일말의 언어가 남아 있었다고 해도, 그에게 사실을 말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내 인생은 어디선가부터 잘못되었다고, 나는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아이에 관한 모든 것을 후회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