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쓰지 못하는 삶, 어떠한 새로움도 없이 거죽만 남은 채 쳇바퀴를 도는 삶은 내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끔찍하지는 않았다. 매일 하루씩 시간이 지나갔을 뿐이다. 버스에 잘못 올랐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뒤 스스로를 미워하고 자책하고, 허둥지둥 내릴 곳을 찾다가 모든 게 이미 늦었음을 깨닫고 체념해버리듯이. 나는 두 발을 늘어뜨리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칼란
2024.03.25 월아무것도 쓰지 못하는 삶, 어떠한 새로움도 없이 거죽만 남은 채 쳇바퀴를 도는 삶은 내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끔찍하지는 않았다. 매일 하루씩 시간이 지나갔을 뿐이다. 버스에 잘못 올랐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뒤 스스로를 미워하고 자책하고, 허둥지둥 내릴 곳을 찾다가 모든 게 이미 늦었음을 깨닫고 체념해버리듯이. 나는 두 발을 늘어뜨리고 창밖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