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섯 살인 나. 열다섯 살인 나. 열네 살인 나...... 그렇게 나이를 한 살씩 줄이다보니 어느새 갓난아이인 내가 보였다. 그 갓난아이를 다시 엄마의 뱃속으로 넣어보았다. 어둡고 축축한 곳으로. 지금 죽는다면 나는 평생 시시하게 살다 죽는 거겠지. 세상엔 시시한 게 많지만 그중 가장 시시한 건 나였다. 그 생각을 하자 눈물이 났다. 한참 후에 삑삑이 내 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곧이어 사람들한테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눈물이에요. 틀림없이 눈물이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