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정류장 쪽으로 길을 걷다가 정민이 물었다 "우리 장례식장에서 다시 만나면 사귀기로 한 거 안 잊었지?" "안 잊었어." 민정이 대답했다. 버스 정류장이 나왔는데도 정민이 계속 걸었다. 자기네 집에 가는 버스는 거기에 서지 않는다고 해서 민정도 따라 걸었다. 사거리를 지나 다음 길로 들어섰다. 그리고 어느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민정은 노선도를 살펴보았다. 다행히 집에 가는 버스가 지나는 곳이었다. 버스 정류장에 앉아서 버스가 오길 기다렸다. "넌 몇 번 타야 해?" 민정이 묻자 정민이 다른 말을 했다. "저기 봐." 민정은 정민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보았다. 맞은편이 종합병원의 후문이었다. 장례식장이 보였다. 정민이 장례식장의 네온사인을 가리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