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민정은 그 단어가 이상했다. 뇌가 졸업하는 중이란. 어머니를 보러 갈 때마다 민정의 머릿속에는 졸업이라는 단어가 맴돌았다. 그러고 보니 부모님은 한 번도 민정의 졸업식에 오지 못했다. 초등학교 때는 졸업식 날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중학교 때는 민정이 맹장 수술을 받았다. 민정의 아버지가 학교에 가서 졸업장을 받아왔다. 고등학교 때는 민정이 오지 말라고 했다. 친구들도 다들 부모님을 부르지 않는다고, 부모님이 오면 친구들한테 놀림받는다고 거짓말을 했다. 민정은 누워 있는 어머니에게 사과를 했다. 그때 꽃다발을 들고 부모님이랑 졸업 사진을 찍었어야 했다고. 고등학생 때 민정은 따돌림을 당했다. 그 아이들 앞에서 부모님과 웃으며 사진을 찍을 자신이 없었다. 민정은 어머니에게 그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절 가장 많이 괴롭혔던 아이가 있었어요. 그 아이가 부모님이랑 웃으며 사진을 찍더라고요. 그걸 본 순간 제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았어요. 그 아이 앞에서 제가 더 환하게 웃으며 가족사진을 찍었어야 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