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면서 정민은 민정에게 일을 하면서 일게 된 것들을 말해주었다. 케첩 용기는 은박지로 막혀 있는데 마요네즈 용기는 은박지가 없다는 사실 같은 것들. 그걸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을 왜? 라고 되물었다. 하지만 민정은 왜 그런지 묻지 않았다. "난 이상하게도 케첩이라 부르면 맛이 없게 느껴져. 케찹은 케찹이지." 민정이 말했다. 그러고는 마요네즈를 너무 좋아해서 라면에 넣어 먹는 남자도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애인이에요?" 정민이 묻자 민정이 예전에, 라고 대답했다. "케찹을 뿌릴 때 늘 하트 모양을 내야 하는 여자도 있어요." 정민이 말하자 민정이 애인이냐고 물었다. "예전에요." 정민이 대답했다. 2차를 가겠느냐고 정민이 묻자 민정이 나중에, 라고 대답했다. 정민이 술값을 계산하면서 말했다. "약속했어요. 나중에. 그때 2차는 선배가 내요." 그리고 육 개월 뒤 우연히 또 장례식장에서 만났을 때 정민은 민정에게 말했다. "2차 안 잊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