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왠지 눈물이 났다. 눈물이 많아지면 안 되는데. 그래서 나는 볼을 살짝 꼬집었다. 지후가 나보고도 주문을 외우라고 해서 막대기를 잡아보았다. 그랬는데 입 밖으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막대기를 저으며 속으로 주문을 외웠다. 아들 따라다니는 꼬마 유령 사라지게 해주세요. 딸이 일주일에 한 번씩 전화하게 해주세요. 지후에게 막대기를 건네주며 나는 속으로 주문을 외웠다고 말했다. "무슨 주문인지 말해주면 안돼요?" 지후가 물어서 나는 지후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빌었어. 손주가 태어나면 구연동화도 해주겠다고." 지후가 올해 주문이 성공하면 내년에도 같이 하자고 말해서 나는 그러자고 했다.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했다. 그러자 이 모든 게 내가 어젯밤 꾼 꿈처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