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어느 날, 공사 현장에서 여학생이 투신자살을 했다. 새벽에 그곳에서 또래 남학생들에게 끔찍한 일을 당했다. 조사 결과 남편이 순찰을 하지 않았으면서도 가짜로 업무 일지를 작성한 것이 밝혀졌다. 남편은 억울하다고 했다. 제대로 순찰을 돌았어도 발견할 수 없는 장소였다고. 순찰을 돌아도 옥상까지는 올라가지 않는다고. 경찰 조사를 받을 때 남편은 그 말을 하고 또 했다. 남편은 해고되었다. 그 일이 있은 후 남편은 어딘가 조금 변했다. 하루종일 뉴스를 보았고 그때마다 미친놈 미친년이라고 욕을 했다. 사기꾼들도 미친 연놈이었고 평생 모은 재산을 기부한 사람도 미친 연놈이었다. 나는 남편 몰래 여학생의 유골이 안치된 납골당에 찾아간 적이 있었다. 억울하다니. 남편의 말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진짜 억울한 사람은 따로 있었다. 남편 대신 그 아이에게 사과를 했다.